아씨와 머스마이

꼬맹이 둘이서 소꿉장난을 하네요.
아씨가 비단치마 고이 입고 밥상을 차리면
머스마이 삼베옷 입고 앉아 “에헴” 하며 행복한데
머스마이 그날 밤 염라대왕하고 상담했데요.

어는날 하늘에 버섯구름이 일어났지요.

머스마이 처음엔 손에 삽을 쥐었데요.
머스마이 다음엔 손에 붓을 쥐었데요.
머스마이 기어코 손에 돈을 쥐었데요.

모자 쓴 신사의 말 한마디에
모두 “네” 하고 대답했지요.

텅빈 거리에서 아씨를 본 것이었을거에요.
목탁을 두드리는 비구니의 눈빛이 아름다웠지요.
그 눈빛 아래로 염주마다 일렁이는 보석무늬가
지난 세월을 말해준 것이겠지요.

머스마이 머리곁엔 언제나 신랑각시 인형이 있었지요.
머스마이 이젠 더 이상 신사가 아니어도 되었데요.
머스마이 오늘은 일어나지 않네요.
비구니의 목탁 소리가 유난히 아름답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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